“평범하게 살길” “사랑해” - 이은해·조현수 서로 쓴 엽서 발견

‘계곡 살인 사건’의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수배된 이은해(31)와 공범 조현수(30)가 도주 직전 살았던 주거지 우편함에서 서로에게 쓴 엽서가 발견됐습니다.

조현수가 이은해에게 쓴 엽서(왼쪽), 이은해가 조현수에게 쓴 엽서(오른쪽)

수배중인 이은해 조현수

14일 유튜브 김원TV와 뉴스1 등에 따르면 확보된 엽서는 이은해와 내연남인 조현수가 2021년 3월 17일 경북 예천군 삼강주막을 방문했을 당시 서로에게 쓴 것입니다. 삼강주막에는 333일 뒤에 엽서를 보내주는 ‘느린우체통’ 서비스가 있는데, 두 사람은 이곳에서 각자 엽서를 써 우체통에 넣었습니다.

경찰은 이들이 2021년 2월 계약해 도주 직전인 그해 12월까지 살았던 주거지 우편함 속에서 이 엽서를 발견했습니다. 우편함에는 엽서와 함께 밀린 세금과 카드비 납부 통지서, 수사기관이 보낸 통지서 등 다수의 우편물들이 쌓여 있었습니다.

이은해가 조현수에게 쓴 엽서

이은해는 엽서의 보내는 사람란에 ‘너의 주인’이라고, 받는 사람란에 ‘조웬수’라고 적어 넣었다. 조현수는 보내는 사람란에 ‘현수 시종님’이라고 적었습니다.

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해 2월 이 주거지를 다른 동거인 여성의 이름으로 계약했고, 그 다음 달 경북 예천에 함께 놀러갔습니다. 인천지검의 재수사가 시작된 시점이었음에도 두 사람은 무혐의를 확신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었습니다.

엽서 내용에 따르면 이은해가 고인인 피해자 윤모(사망 당시 39세)씨와 혼인관계였을 당시에도 조현수와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.

조현수가 이은해에게 쓴 엽서

이은해는 엽서에서 “안녕, 웬수야(현수야) 난 너의 주인님이야, 우리 벌써 만난 지 2년이 넘었네 ㅎㅎ 처음 만났을 땐 예뻐죽겠었는데, 우리도 만난 짬이 있어서 그런지 요새는 볼 때마다 줘 패고 싶고 웬수같네”라고 적었고,  이어 “(이 편지가 도착할 쯤이면 28범 친구로 알려진) A도 출소해 있을 건데, 그때는 별일 없이 평범하게만 잘 살고 있었음 좋겠다”고도 했습니다.

조현수는 이은해에게 “우린 지금(333일 뒤)어떤 생활을 하고 있지? 아직 살고 있다면 큰 재앙은 없었다는 거겠지, (이씨의 딸을 지칭하며) B는 더 컸겠네, 지금쯤이면 아빠라고 해주고 있으려나? 너무 좋겠다 흑흑”이라고 말했다. 또 “333일의 시간이 지났듯 앞으로도 변치않고 사랑하고 행복하자”라고도 썼습니다.

이들은 결국 333일 뒤에 전해지는 이 엽서를 확인하지 못하고 도망자 신세가 됐습니다.

이은해와 조현수는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24분쯤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남편 윤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됐다.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.

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. 첫 검찰 조사 후 잠적한 두 사람은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.


#이은해조현수, #느린우체통, #사랑엽서, #이은해조현수연인, #이은해연인, #조현수, #사랑편지, #엽서발견, #조현수이은해, #주인시종, #가스라이팅, #삼강주막엽서, #경북예천